[국내] [함께 만드는 세상] “와~이렇게 많은 치킨은 처음 봐요” 고깔모자 쓴 아이들 연신 함박웃음 2017-05-25


“나 정말 치킨 먹고 싶었는데, 정말 먹고 싶었는데 … . 고맙습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초등학생 어린이의 표정과 목소리엔 기쁨이 넘쳐났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 BBQ치킨 종로 본점에서 열린 ‘치킨파티’ 자리였다. 아동 5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앉은 테이블에는 치킨·피자 등이 종류별로 차려져 있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치킨 많이 있는 건 처음 본다”며 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곳곳에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 머리에는 닭 모양의 고깔모자가 씌워졌고 천장에는 색색의 풍선들이 떠 있었다. 한창 ‘치킨 삼매경’에 빠졌던 아이들은 두둑해진 배를 손으로 ‘통통’ 두들기기도 했다.

사단법인 위스타트와 제네시스BBQ가 전국 취약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치킨파티는 그렇게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 행사를 기점으로 위스타트와 BBQ는 한 달에 두 번씩 ‘릴레이 치킨파티’를 열 예정이다. 참가자는 저소득층 아동이 속한 전국 지역아동센터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사연을 공모해 선정한다. 첫 파티는 아이들을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진행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선정된 지역 기관에 직접 치킨과 피자를 들고 방문한다. 주죄 측은 치킨파티 말고도 경기도 이천에 있는 BBQ 치킨대학에서의 1일 ‘치킨캠프’, 위스타트가 진행하는 ‘인성캠프’도 준비하고 있다. BBQ 임직원 및 가맹점주들도 십시일반으로 기부에 참여해 ‘저소득층 어린이 돕기 기금’을 조성할 방침이다.



윤홍근(62) 제네시스BBQ 회장은 “치킨파티 자리에서 뛸 듯이 기뻐하며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니 오래전 추억이 떠올랐다. 월급을 한 푼, 두 푼 아껴 5000~6000원 하던 치킨을 자식들에게 어렵게 사주던 내 모습, 아빠 손에 들린 치킨을 보고 기뻐하던 아이들의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치킨은 남녀노소 다양하게 선호하는 대중적인 음식인데도 마음껏 먹지 못했을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고 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제 주위를 돌아보며 소외된 이웃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위스타트와 BBQ는 올해까지 치킨파티를 비롯해 다양한 아동 후원 사업을 진행한 뒤 다음 해에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보완해 더 좋은 기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 회장은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등 특별한 날에만 하는 기부 행사가 아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부 활동을 여건이 닿는 데까지 이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