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홍수 많은 베트남에선 지면 1m 위에 집 지어요…해비타트의 ‘적정기술’ 2018-09-19


식수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식수원에서 물을 손쉽게 운반하도록 만든 롤러(roller)형 물병, 700L의 물을 정수할 수 있는 1인용 정수기 라이프스토로우(Lifestraw). 이런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한다. 첨단·최신보다는 해당 지역의 사회·정치·문화·환경적 측면, 사용자 편의를 우선 고려한 기술이다.

한국해비타트는 오래전부터 적정기술을 집짓기에 활용해왔다. 수혜지역이 대부분 태풍 피해 등 재난·재해에 취약한 곳이어서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축된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 지역 주택 104가구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홍수 피해가 잦아 지면에서 1m를 높인 뒤 36㎡(10평) 규모의 집을 짓는다. 또 더운 지방 특성에 맞게 열을 잘 전달하지 않는 소재로 지붕을 만든다.



방글라데시 담라이 지역도 비 피해가 많은 곳이다. 이곳 주택들은 빗물의 낙하 속도를 줄이기 위해 지붕 경사를 30도 미만으로 설계했다. 또 사이클론 피해가 잦은 점을 고려해 철과 철근 콘크리트로 집을 지었다. 이 주택들의 경우 건축수명이 최소 40년이다.



이 밖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인도네시아는 부식에 강한 콘크리트 블록과 진흙 타일 기와를 건축자재로 사용하고, 필리핀에서는 태풍 피해가 많은 만큼 바람 저항 덜 받는 구조로 지붕을 설계한다.

한국해비타트는 이 같은 적정건축기술을 적용해 199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와 해외 25개국 어려운 이웃들에게 6만3207채를 선물했다. 새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봉사 인원만 38만6300명에 달한다.

정태민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단순히 집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수혜자들이 재난·재해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건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주택이 완공된 후에도 주민들을 상대로 기후변화와 건축과정의 개념, 건축용지 선정의 중요성, 양질의 건축자재 구별법 교육 등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찔레곤시(인도네시아)=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 중앙일보